언론보도

[ 유학보다 쉽게 해외 명문대 학위 딴다고? “글쎄…” ] - 2012년 2월 20일 조선일보

2012.02.20

'1+3 국제전형' 오해와 진실
본·분교 수준차로 이름값 못할 수도
충분한 준비·확실한 목표 있어야 성공
이탈률 높거나 졸업이 어려운 경우도

주요 대학들이 1년간 국내에서 미국·영국·호주 대학의 교양과정과 어학교육 과정을 마치고 현지 학교에서 나머지 학사과정을 마치는 일명 '1+3 국제전형'을 앞다퉈 도입하면서 이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신, 수능 성적에 관계없이 유명 해외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소개 문구는 입시의 문턱에서 좌절한 이들에겐 꿈같은 얘기로 다가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점만 강조한 대학 측의 홍보 전략만 일방적으로 믿거나 학생과 학부모가 지나친 기대를 할 경우 나중에 실망할 수도 있다. 사실관계와 장단점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외국 대학에 진학은 했지만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학생도 상당수다. '1+3 국제 전형'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었다.

오해1ㅣ외국 대학이면 무조건 명문?
→연계 학교 수준 반드시 확인해야

미국 주립대들은 본교 외에 여러 개의 분교를 운영한다. 이 때문에 같은 주립대 이름을 가진 학교라도 캠퍼스별로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미국의 주(州)는 대부분 개당 면적이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이다. 본교 한 곳, 분교 한 곳을 운영하는 국내 대학도 캠퍼스별 입학 성적에 큰 차이가 있다. 마찬가지로 주 곳곳에 산재해 있는 수십 개 캠퍼스의 수준 역시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실제 진학하는 캠퍼스가 어디이고 수준이 어떠한지 따져봐야 한다.

경인교대와 연계한 미네소타 주립대(University of Minnesota·이하 'UofM')의 경우, UofM-트윈 시티 캠퍼스는 미국 300여 개 종합대학(National University) 중 68위(2012 US news 대학 순위 기준)에 올라 있는 최상위권 대학이다. 반면, 1+3 전형 입학생 중 대다수가 진학하는 UofM-크룩스톤 캠퍼스는 중서부 159개 지역 대학(Regional University·석박사 과정 없이 학부 과정만 운영하는 대학) 중 53위로 같은 UofM 계열이지만 격차가 상당하다. 두 캠퍼스는 지리상으로도 200㎞ 이상 떨어져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1+3 전형을 찾는 학생 대부분이 내신 3·4등급 선이며 낮게는 5·6등급도 있다. 이 성적으로 1년 만에 최상위권 해외 대학에 입학한다는 생각 자체가 지나친 욕심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잘 모르는 학생과 학부모는 최상위 캠퍼스만을 생각하고 꿈에 부풀다가 현실을 깨닫곤 실망한다"며 "대다수 학생이 진학하는 캠퍼스의 경우 졸업장을 간판으로 삼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텍사스대-오스틴(미국 종합대학 45위)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김동후(36)씨는 "경제난으로 최상위 대학을 나와도 현지 직장을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국내 취업에서도 단순히 미국에서 대학 나왔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학부 수준이 낮다면 재학 중 최대한 성적을 끌어올려 상위권 대학원에 진학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해2ㅣ명문대 진학은 '그림의 떡'?
→철저한 준비 거치면 '역전'도 가능

1+3 전형으로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치밀한 정보 분석 과정을 거쳐야 하고, 1년간의 커리큘럼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서강대-UK 대학교 과정을 통해 오는 9월 QS 세계 대학 순위 72위의 영국 셰필드대 심리학과에 입학한 안윤수(21)양은 올해 맨체스터대(29위)와 런던대-퀸매리(172위) 심리학과에서도 모두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SAT와 토플 등을 준비해야 하는 기존의 유학 준비 과정에 비해 1+3 전형이 쉬워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최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수험생 못지않은 준비 기간을 거쳐야 한다. 안양은 "기숙학원에서 재수해 수능 성적을 영역별 1·2등급으로 끌어올렸지만 내신(3등급)이 낮아 고민하던 중 1+3 전형을 선택했다. 1년간 국내 교육과정을 거치면서 빡빡한 수업 일정과 과제를 수행하느라 재수할 때보다 더 바쁘게 지냈다. '입학만 하면 해외 대학에 갈 수 있는 게 1+3 전형'이란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2 과정을 통해 호주 뉴캐슬대(세계 대학 순위 127위)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정영훈(27)씨는 지난해 LG전자에 입사해 해외마케팅 전략기획팀에 근무하고 있다. 대구 계명대에 다니다 군 제대 후 유학을 선택한 그는 "충분한 준비와 확실한 목표가 있다면 성공할 수 있지만 도피성으로 국제 전형을 선택했다가 졸업하지 못한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오해3ㅣ첫 1년은 대충 해도 된다?
→과정 못 마치거나 방향 틀면 '낭패'

1+3 전형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진학률과 중도 이탈률, 졸업률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학교별로 중도 이탈률이 60%가 넘는 곳이 있는가 하면, 90% 이상 진학률을 기록하는 곳도 있기 때문. 국내 1년 과정의 대부분이 영어 수업과 현지 학교의 교양과목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도중에 방향을 바꿀 경우 유학과 국내 대학 진학 모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국내 과정 수료 중엔 해당 대학 소속이 아니라 (1+3 과정을 운영하는) 평생교육원이나 전산원 등 국내 대학 부설 기관 소속, 혹은 현지 대학의 조건부 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과정을 이수하지 못할 경우 학적상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현지 학교 입학 후 관리 시스템도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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